티스토리 뷰
목차
영화 정보와 배경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2019)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9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1969년 격변의 시대를 맞이한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물간 TV 서부극 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오랜 스턴트 파트너이자 절친한 친구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1960년대 할리우드의 황혼기와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타란티노 특유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특히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클리프 부스는 이 영화의 핵심적인 인물 중 하나이며, 타란티노 감독의 페르소나를 반영하는 캐릭터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타란티노 감독은 <펄프 픽션>(1994), <저수지의 개들>(1992), <킬 빌>(2003) 등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비선형적인 스토리텔링, 그리고 강렬한 폭력 묘사로 유명합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역시 이러한 그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드러나지만, 이전 작품들에 비해 훨씬 더 회고적이고 감상적인 분위기를 띕니다. 이는 196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타란티노 감독의 애정과 존경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역사의 비극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줄거리
할리우드, 쇠락하는 스타와 스턴트맨:
영화는 TV 서부극 '바운티 로'로 한때 인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우 릭 달튼의 불안한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며 힘겨워합니다. 그의 곁에는 오랜 스턴트 파트너이자 운전사이자 심복인 클리프 부스가 항상 함께합니다. 클리프는 릭과는 달리 여유롭고 능글맞은 성격으로, 릭의 불안감을 다독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클리프 역시 과거의 스턴트맨으로서의 화려한 시절을 뒤로하고, 이제는 릭의 그림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고, 영화 촬영장을 돌아다니며, 과거의 추억을 되새깁니다.
1969년 여름, 불안과 낭만의 교차:
1969년 여름의 로스앤젤레스는 히피 문화와 찰스 맨슨 패밀리의 등장으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릭의 옆집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와 그의 아내이자 배우인 샤론 테이트가 이사 옵니다. 릭은 샤론 테이트를 보며 새로운 희망을 느끼지만, 동시에 시대의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클리프는 스턴트맨으로서의 일거리를 찾기 위해 스패닉 영화 촬영장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찰스 맨슨 패밀리의 일원인 소녀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의 만남은 이후 영화의 전개에 중요한 복선이 됩니다.
엇갈리는 운명, 그리고 타란티노의 재해석:
영화의 후반부는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다룹니다. 하지만 타란티노는 역사를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비틉니다. 릭과 클리프는 우연한 계기로 찰스 맨슨 패밀리의 습격에 휘말리게 되고, 격렬한 싸움 끝에 그들을 제압합니다. 이는 역사적 비극을 타란티노 특유의 통쾌한 복수극으로 바꿔놓은 것입니다. 영화는 릭과 클리프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끝을 맺습니다. 특히 클리프는 마지막 순간까지 릭을 지키는 든든한 조력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감독의 의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개봉 이후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브래드 피트의 연기는 극찬을 받았으며, 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관객들은 1960년대 할리우드를 완벽하게 재현한 미장센과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 그리고 타란티노 특유의 유머와 스타일리시한 연출에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역사적 비극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루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타란티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196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표현하는 동시에, 역사의 비극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클리프 부스는 이러한 타란티노의 의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클리프는 릭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든든한 조력자이자, 타란티노 자신의 페르소나를 반영하는 인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현재에 충실하며, 위기의 순간에는 용감하게 맞서는 인물입니다. 이는 타란티노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196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향수와 역사의 비극, 그리고 인간의 운명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브래드 피트의 섬세하고 매력적인 연기는 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타란티노 감독의 시선으로 1960년대 할리우드를 다시 한번 경험하고, 그의 독특한 세계관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